Agro-/감자

감자의 생장과 발달 (4) 덩이줄기의 휴면과 생리적 서령

사로니 2024. 4. 16. 15:26

1. 휴면의 정의

감자는 수확후 일정기간 싹이 나기에 적당한 조건이 주어져도 싹이 나오지 않는다. 이와 같이 덩이줄기가 일정기간 잠을 자듯 생명을 유지하는 기본 활동 외에 다른 활동을 하지 않는 것을 휴면(休眠)이라 한다.  
휴면은 수확후 일정기간 적당한 환경조건이 주어져도 싹이 나지 않는 자발휴면(自發休眠)과 자발휴면이 종료된 후에도 불량한 환경조건(예, 저온)에 의해 맹아*되지 않는 타발휴면(他發休眠)으로 구분된다.

 

*맹아 : 정상적인 눈에서 발달한 가지가 아닌 잠아나 혹은 부정아에서 발달한 움가지. 새싹. [萌芽] sprout, coppice shoot, stump plant, ぼうが 

 

2. 휴면기간
감자의 휴면기간을 결정하는 방법은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땅속줄기의 끝에 덩이줄기가 형성되는 시점을 기준으로 하여 덩이줄기의 눈에서 싹이 나오는 순간까지의 기간을 산출하는 방법과 덩이줄기를 수확한 후 저장하여 싹이 나오는 시점까지의 기간을 산출하는 방식이다.
앞의 방법이 정확한 방법이라 할 수 있지만 같은 감자 포기 내에서도 덩이줄기형성 시기가 각기 다르고 관찰할 수 없는 지하부의 덩이줄기형성 시기를 정확히 산출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재배적인 측면에서는 뒤의 수확 후부터 싹이 트는 시점까지를 감자의 휴면기간으로 산출하고 있다. 따라서 감자의 휴면기간을 표시할 때에는 저장조건과 휴면기간을 함께 표현해야 정확하다.
감자의 휴면기간은 품종에 따라 차이가 크며 휴면기간이 긴 품종은 약 4-5개월까지 휴면을 하며, 휴면기간이 짧은 품종은 1개월 미만인 것도 있다. 그러나 4℃ 정도로 저온저장을 하면 휴면기간은 이보다 훨씬 길어지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재배되고 있는 품종들의 휴면기간은 수미, 남작, 대서 등의 경우 3개월 정도이고, 대지, 추백, 새봉, 방울 품종은 30-50일 정도이다. 이와 같은 휴면기간은 정확한 것은 아니고 단지 수확 후 실온상태에서 저장하였을 때의 기간을 말하며, 저장조건에 따라서 이보다 길어지거나 짧아질 수가 있다. 
한편, 휴면기간은 덩이줄기의 성숙도에 따라서도 차이를 보인다. 미숙한 덩이줄기를 수확할 경우 성숙한 덩이줄기에 비해 휴면기간이 단축된다. 그러나 동일품종과 동일한 재배조건 하에서 미숙한 덩이줄기를 일찍 수확 할 때에는 늦게 성숙된 덩이줄기를 수확할 때보다 수확기가 빨라지기 때문에 감자 싹이 자라는 시기가 늦어지지 않게 된다.
또한 수확시기에 상처를 입거나 해충 등에 의해서 상처를 받게되면 휴면기간이 짧아진다. 따라서 오랫동안 저장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한 상처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대로 휴면기간을 단축시켜 좀 더 일찍 재배를 하고자 할 때에는 씨감자를 자르거나 상처를 내어 저장하면 휴면기간이 짧아질 수 있다.

3. 인위적 휴면타파 방법
감자를 재배함에 있어 씨감자의 휴면이 제약 요인이 되어 재배농가의 의도대로 재배하기가 곤란할 때가 많다. 예를 들면, 휴면이 비교적 긴 수미나 대서 품종 등을 봄에 재배하여 여기에서 수확된 덩이줄기로 가을재배를 하고자 할 때에는 우리나라 기후 여건상 거의 불가능하다. 이러한 경우 인위적으로 휴면을 타파시켜 파종해야 한다.

  1) 물리적 휴면타파 방법
  ○ 열처리
휴면중인 덩이줄기를 18-25℃의 캄캄한 상태에서 저장한다. 저장고 내에는 바람이 잘 통하고 습도가 높아(85-90%) 저장 중 수분 손실을 적게 하면서 썩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조건이어야 한다.


  ○ 저온 및 열처리 
휴면중인 덩이줄기를 4℃에서 2주 이상 저장한 다음 18-25℃의 캄캄한 상태에서 처리하는 방법이다. 18-25℃의 캄캄한 상태에서 둘 때에는 바람이 잘 통하게 하여 썩지 않도록 하고 감자싹이 0.5cm 정도 자라면 캄캄한 상태에서 약한 빛(散光)이 들어오는 장소로 옮겨 싹의 웃자람을 막아야 한다.


  ○ 상처저장
감자를 통감자 상태로 저장하는 것보다 껍질을 벗기거나 잘라서 저장하면 휴면기간이 짧아진다. 감자를 4/5정도 절단하여 자른 조각이 서로 떨어지지 않도록 자르고 자른 면을 잘 말려 열처리하거나 저온 및 열처리 방법으로 저장한다. 이때, 자른 면을 제대로 말리지 못하면 덩이줄기내 수분이 너무 많이 증발되어 씨감자의 활력이 감퇴되면서 썩을 우려가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2) 화학적 휴면타파 방법
  ○ 지베렐린 (Gibberellin)
지베렐린 처리법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잘 알려진 방법이다. 처리방법이 매우 간편하며 그 효과가 빠르게 나타난다. 통감자를 알맞은 씨감자 크기로 절단하고 지베렐린을 물에 녹인 2ppm 용액에 30-60분간 담그어 처리한 후 그늘에 말려 심으면 감자싹이 빨리 자란다.
그러나 효과가 빠른 반면 물에 담그어 처리하므로 썩기 쉽고, 싹이 웃자라 본밭에 심은 후 흑지병 발생 위험이 높다. 지베렐린을 처리한 덩이줄기를 씨감자로 이용하면 기형감자가 많이 발생할 수도 있다.


  ○ 티오우레아 (Tiourea)
휴면중인 감자 덩이줄기를 1-2회 기부쪽에 칼자국을 내어 0.5-1.0%의 티오우레아 용액에 1시간 정도 담그고 18-25℃의 그늘에서 말린다. 특히 휴면이 깊은 품종에서는 효과가 떨어지므로 유의하며, 다만 휴면이 거의 끝날 무렵에 처리하면 싹의 생육 촉진에 효과적이다.


  ○ 에틸렌-클로로하이드린 (Ethylene chlorohydrin)
물 1ℓ당 70㎖의 에틸렌-클로로하이드린을 녹여 통감자 상태로 망에 담겨진 덩이줄기에 골고루 묻도록 처리한다. 이 상태에서 2-3일간 밀봉된 장소에 보관하여 처리한다.
이 화학물질은 휘발성이며, 가스에 의해서 휴면타파가 이루어지므로 덩이줄기의 상처치유가 된 이후에 처리해야 한다. 처리가 끝나면 덩이줄기를 바람이 잘 통하는 장소에 옮겨 말린다. 특히 이 방법은 육종재료 등과 같이 10g 이하의 덩이줄기 휴면타파에 널리 이용되는 방법이다.


  ○ 카본-디설파이드 (Carbon disulfide : CS2)
감자 덩이줄기의 휴면타파에 매우 뛰어난 효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처리약제의 독성으로 인해 일부 연구용 등에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밀폐된 용기가 필요하며 용기 내에 솜이나 흡습지가 담겨진 샬레를 넣고 그 위에 품종이나 재배조건에 따라 m2당 25-45㎖의 CS2 용액을 넣은 후 용기를 밀봉한다. 용기는 20-25℃에 위치해 3일간 처리한다.  이때 용기내에 소형의 공기 순환 팬을 설치하면 좋다.
처리시 덩이줄기의 상처치유가 제대로 안되었거나 처리농도가 지나치게 높으면 썩을 위험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4. 생리적 서령 (生理的 薯齡)
수확된 덩이줄기는 이후의 주변 환경에 따라 일정한 형태의 서령을 진전시켜 최종적으로 노화에 이르게 된다.
연대적 서령이라 함은 덩이줄기형성기 혹은 수확기부터 그 시점까지의 단순한 시간적 서령을 의미한다. 덩이줄기의 상태나 주변 환경조건이 동일한 덩이줄기들은 서령의 진전 정도는 다분히 연대적 서령에 의해 결정될 수 있다.
그러나 덩이줄기의 충실도나 휴면정도 같은 내적인 특성이 다르고 환경조건이 다른 곳에 저장된 덩이줄기의 경우 수확 후 동일한 시간이 경과했다 하여도 서령의 진전은 각기 다를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이 덩이줄기의 실질적인 생리적 활성의 변화정도를 기준으로 서령의 진전 정도를 표현하는 것을 생리적 서령이라 한다.
씨감자의 생리적 서령에 따른 감자의 생육과 발육에서 나타나는 차이는 다음과 같다.

생리적 서령 생장과 발육 덩이줄기(괴경)
출 현 잎생장 형성 성숙 수 량
어린 씨감자 늦다 많다 빠르다 많다 늦다 많다
늙은 씨감자 빠르다 적다 늦다 적다 빠르다 적다


<표> 감자의 생리적 서령에 따른 생장과 발육특성

이처럼 씨감자의 생리적 서령에 따라 감자의 생장과 발육이 매우 다른 양상을 보이므로 재배적으로는 목적에 따라 이를 적절히 활용할 필요가 있다. 즉, 약간의 수량감소를 감수하더라도 조기에 수확하여 출하를 할 필요가 있을 경우, 씨감자의 저장온도를 높여 생리적 서령을 빠르게 진전시켜 파종하는 것이 유리하다.

728x90